
출처 : 주식회사 월간인물(https://www.monthlypeople.com)
Q. 이번 인터뷰에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본부장님과 한국재료연구원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리며, 연구본부의 주요 역할과 방향성, 그리고 본부장님의 주요 관심 분야를 함께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재료연구원(이하 재료연)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이하 에너지본부) 본부장 최승목 책임연구원입니다.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는 차세대 에너지·환경재료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유관 분야 기술 선도 및 미래 신산업 창출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으며 12대 국가전략기술에 해당하는 수소 생산·활용/저장·운송 소재 기술, 新 전자재료 분야 고도화 및 에너지 재료, 전기화학 기반 스마트 소재/공정기술 및 탄소중립 기술 분야인 CO₂ 전환, 태양광 등의 핵심 원천 소재/소자 및 공정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소재 분야의 연구개발, 성과확산, 시험평가, 기술지원 등을 통해 관련 소재 연구개발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고 관련 소재산업 발전 및 국가·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저는 저온형 연료전지 소재 기술 관련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재료연 입사 이후 음이온교환막 수전해를 위한 촉매, 전극, 막전극접합체, 셀 및 스택 관련 전주기 연구를 꾸준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음이온교환막 연료전지, 이산화탄소 전환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과 탄소중립 기술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그간 한국재료연구원에서 수소 및 에너지 소재 분야 연구를 지속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신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계신데요, 기존 소재와 비교했을 때 본 연구본부가 개발 중인 기술이 가지는 차별성과 성과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재료연에서는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차세대 수전해인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기술을 2014년부터 집중적으로 연구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음이온교환막 수전해는 비귀금속 소재를 사용할 수 있어 수소생산단가 측면에서 많은 장점이 있으나, 조기 기술 사업화 및 상용화를 위해 소재의 성능 및 내구성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재료연에서는 소재의 활성 향상을 위한 연구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시스템의 수명과 상용화에 직결되는 소재의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음이온교환막 수전해의 핵심인 수소발생촉매소재의 경우, 현재는 시스템의 상용화를 위해 귀금속 백금 촉매를 다량 사용하고 있지만 재료연에서는 귀금속의 양을 저감하고 동시에 활성과 내구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백금 저감형 백금니켈 합금 촉매와 물분해 반응에서 발생되는 부식성 라디칼의 생성을 억제하고 제거할 수 있는 신규 라디칼제거제(Radical scavenger)가 도입된 비백금 니켈 촉매를 개발하여 시스템에 적용하였고, 우수한 내구성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산소발생촉매의 경우, 4,000시간 이상에서 5% 미만의 높은 내구성을 갖는 코발트 기반의 산화물 및 다원계 산화물 촉매를 개발하여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스택에 적용하였고, 이 또한 우수한 내구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촉매의 기술 사업화를 위해서는 촉매 합성 시 재현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위한 촉매의 대량생산을 위한 양산공정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부의 수소·전지재료연구센터(이승건 센터장)에서 수소의 저장 및 이송에 사용되는 수소환경소재의 수소환경 하 기계적 물성을 분석하고, 소재의 인증, 평가, 표준화 관련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수소를 안전하게 생산하기 위한 소재의 안정성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해당 분야에서 연구 중인 주요 과제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재료연 수전해 연구팀은 2024년에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분야 국가지정 수소중점연구실로 지정이 되어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과제에서는 국내 최고의 산·학·연 전문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소재-부품-시스템 연계 연구를 통해서 핵심 소재(촉매, 교환막 등)부터 수전해 스택까지 전주기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또한, 개발된 핵심 기술이 기업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재, 부품, 시스템 기업들도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별도의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수요기업협의체를 구성하여 기업이 요구하는 수요기술을 파악해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도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개발하고자 합니다. 또한, 개발된 소재 및 부품 기술을 시스템에서 구현하고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증과제인 「그린수소 보급형 200kW급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시스템 국산화 기술개발(주관기관 ㈜아크로랩스)」 및 「1MW급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스택 핵심 부품 및 양산기술 개발(주관기관 HD현대중공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발된 소재가 시스템에 적용될 경우 어떠한 특성을 보이고 시스템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기 위한 필요한 핵심 인자를 파악하고 피드백을 통해 개선시키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수소생산 플랜트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해결이 필요한 주민수용성과 담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상풍력을 연계해서 바닷물을 전기분해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해수 수전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해수 특화형 선택적 이온 반응 수전해 기술개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해수 수전해 기술은 아직 기초연구 단계이지만 본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청정수소를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어 수소경제를 안착시키는 데 지대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연구원의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된 대표적인 실증 및 산업화 연계 사례를 소개해 주시고, 이를 통해 얻은 주요 성과와 향후 산학연 협력 방향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재료연은 전주기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기술을 기반으로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스택 및 시스템 관련 연구소 기업인 ㈜이유텍(대표 전유택)을 2024년 설립했으며 이를 통해 재료연의 기술이 빠르게 사업화되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촉매 소재, 해수 수전해 소재 기술 등을 ㈜아크로랩스 및 HD현대중공업에 기술이전하였으며, 이를 통해서 이전된 기술이 빠르게 기술 사업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료연의 수소중점연구실을 산업계와 학계를 실질적으로 연계하는 기술 사업화 플랫폼으로 운영하여 학계 및 출연연에서 개발된 소재등 원천기술이 산업계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학계 및 출연연에서 개발된 소재/부품 및 관련 공정기술을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상용화 가능 조건에서 실증하여 검증하고 관련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학계-출연연-산업계의 신뢰를 공고히 하고 개발된 원천소재가 상용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와 같은 역할을 재료연의 수소중점연구실에서 수행하고자 합니다.
Q. 수소산업은 기술뿐만 아니라 정책, 인프라, 국제 협력 등 다층적인 환경 속에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국내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정책, 제도적 과제는 무엇이며, 연구개발 및 실증 확대를 위한 정부와 산업계의 역할에 대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A.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로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학계에서 개발된 원천기술이 출연연을 통해서 적용기술로 개선이 되고 최종적으로 기업에서 활용이 되어 상용화 기술로 거듭나는 것이 필요하고, 또 기업의 상용화 관점에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학계 또는 출연연에 수요를 제기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R&D 및 기업지원 정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그 정책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원천기술이 상용화 기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산업계의 수요를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장기적인 관점의 로드맵에 지속적으로 적용하여 정부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소재 및 부품 단위의 상용수준 성능-내구성 평가, 특성분석, 인증을 학계 단독으로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출연연이 구심점이 되어 학계와 연계하여 소재 및 부품을 실증하고 분석하여 상용화 이슈를 파악하고 학계에 피드백을 주어서 산업계가 요구하는 상용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원천 실증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Q. 한국재료연구원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는 수소에너지 외에도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소재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병행하고 계시는 주요 연구 분야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고, 이들 간의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는 크게 3개의 연구 분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① 글로벌 탄소중립 및 친환경 수소에너지 저변 확대를 위한 그린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의 수소 전주기 원천소재·부품 기술개발, ②미래 에너지·환경 및 전자산업 분야의 핵심 기능소재 개발, 특히 에너지 생산·활용(스마트 윈도우) 및 지능형 인공 시냅스 전자 소재 및 소자 개발, ③화학·전기화학적 기술을 바탕으로 소재 표면의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신기능을 부여하는 소재·공정 기술과, 표면개질 기술을 응용한 기계·전기·전자·에너지·환경산업용 소재·부품 표면기술개발입니다. 단독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것보다 다학제 및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예산, 노력 및 시간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본부에서도 3개의 연구 분야가 소재 및 공정기술을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동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함으로써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2023년 당시 그린수소재료연구실장으로서 <월간인물>과 인터뷰를 진행하신 이후, 현재는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장으로서 보다 폭넓은 역할을 수행하고 계십니다. 직책 변화에 따라 달라진 책임과 시야, 새롭게 중점을 두고 계시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2023년에는 담당 실장으로서 수전해 수소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선도하기 위한 연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에너지본부를 담당한 이후, 본부의 성장과 지속가능 및 분야 확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팀의 성장과 동시에 개별 연구원들의 성장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수소 분야 이외에도 본부의 중점 연구 분야인 전자재료 및 표면재료 연구 분야의 내실을 다짐과 동시에 본부의 목표인 에너지환경 분야에 대한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공동 연구를 기획 및 추진하고 있으며 꾸준한 성과 창출 및 홍보를 통해 대외적인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연구자로서 본부장님이 갖고 계신 철학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오랜 기간 수소 소재 기술을 연구해오시며 지금까지 걸어오신 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전환점이 있다면 소개 해주시고, 앞으로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와 함께 그리고자 하시는 미래 청사진이 있다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A. 재료연에 입사한 이후 저의 연구 테마의 중심이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분야로 이동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이 분야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연구원에 들어와서 많은 동료 연구원들의 도움으로 차세대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분야에 도전할 수 있었고 꾸준히 연구를 수행해 오면서 많은 성과들을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이때가 가장 저의 연구경력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그린수소재료연구실이 만들어지게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2024년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분야 국가지정 수소중점 연구실로 지정이 되면서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개발된 훌륭한 원천기술을 산업계로 연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050 탄소중립 달성 및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해 에너지, 환경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본부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기술 선도 및 신시장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